세계는 러시아처럼 거대한 영토를 가진 나라가 있는가 하면, 서울의 궁궐 하나보다도, 혹은 여의도 면적보다도 작은 초미니 국가, ’미니 국가(Mini-State)’들이 존재합니다. 이 작은 나라들은 단순히 면적만 작을 뿐, 저마다 독특한 역사와 문화, 그리고 상상을 초월하는 경제력을 가진 강소국(强小國)인 경우가 많습니다.
과연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는 어디일까요? 그리고 그 작은 땅에는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요?
본문에서는 상위 5개국의 순위를 알아보고, 각 나라의 숨겨진 이야기와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특별한 삶을 들여다봅니다. 이 글을 통해 여러분은 세상을 보는 새로운 지도를 얻게 될 것입니다.

1위: 바티칸 시국 (Vatican City) – 신의 이름으로, 세상에서 가장 거룩한 나라
면적 0.44km², 인구 약 800명.

바티칸 시국은 이탈리아 로마 안에 위치한, 명실상부 세계에서 가장 작은 독립 국가입니다. 국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며, 교황이 국가원수인 신정(神政) 국가입니다. 이곳의 국민은 대부분 성직자이며, 국적 또한 세습이 아닌 교황청의 임명에 의해 부여되는 독특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울 경복궁(약 0.43km²)과 비슷한 크기의 바티칸 시국은 ‘나라 안의 나라’입니다. 이탈리아 로마 시내에 장벽으로 둘러싸인 이곳은 가톨릭 교회의 심장이자, 전 세계 13억 가톨릭 신자들의 정신적 고향입니다.
누가 살까?: 바티칸의 국민이 되는 길은 세상에서 가장 특별합니다. 국적은 출생이 아닌 임명에 의해 부여되며, 대부분 교황을 보좌하는 추기경, 주교 등 성직자와 그들을 돕는 평신도, 그리고 스위스 근위대원들로 구성됩니다. 임무가 끝나면 국적은 소멸되고, 이전 국적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어떻게 살아갈까?: 바티칸의 주요 수입원은 전 세계 신자들이 보내오는 헌금과 기부금, 그리고 우표 및 관광 기념품 판매, 박물관 입장료 등입니다. 국민 대부분은 교황청에서 일하며 종교적 사명을 다하는 삶을 살아갑니다.
항목 | 내용 | 비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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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적 | 0.44 km² | 세계 1위 (가장 작음) |
인구 | 약 800명 | 세계 최소 인구 국가 |
정치체제 | 신정 군주제 (국가원수: 교황) | 교황은 선거로 선출 |
주요 산업 | 종교 활동, 관광 | 국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

2위: 모나코 (Monaco) – 세금 없는 지상낙원, 부호들의 놀이터
면적 2.02km², 인구 약 3만 9천명.

프랑스 남동부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모나코는 바티칸 다음으로 작은 나라입니다. 이곳은 소득세가 없는 ‘조세 피난처’로 유명하여 전 세계 부호들이 모여들며, 카지노와 F1 그랑프리 등 화려한 관광 산업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있습니다.
서울 여의도 면적(2.9km²)보다도 작은 모나코는 세계에서 가장 인구 밀도가 높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아름다운 지중해 풍광과 온화한 기후, 그리고 할리우드 스타 그레이스 켈리가 왕비가 되어 더욱 유명해진 이곳은 ‘럭셔리’의 대명사로 통합니다.
누가 살까?: 모나코 인구의 약 20%만이 진짜 모나코 국적을 가진 ’모나코인(Monegasque)’이며, 나머지는 세금 혜택을 찾아 이주해 온 프랑스, 이탈리아 등지의 부호들입니다. 모나코인이 되는 것은 매우 까다로우며, 왕자의 허락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어떻게 살아갈까?: 모나코는 소득세, 상속세, 증여세가 전혀 없는 ‘택스 헤이븐(Tax Haven)’ 국가입니다. 국민들은 국가로부터 주택과 의료, 교육 등 높은 수준의 복지 혜택을 받으며 풍족한 삶을 누립니다. 국가의 주 수입원은 카지노와 관광, 그리고 금융업입니다.
항목 | 내용 | 비고 |
---|---|---|
면적 | 2.02 km² | 세계 2위 |
인구 | 약 39,000명 | 세계 최고 수준의 인구 밀도 |
정치체제 | 입헌군주제 | 700년 이상 그리말디 가문이 통치 |
주요 산업 | 관광(카지노, F1), 금융 | 소득세가 없는 조세 피난처 |

3위: 나우루 (Nauru) – 자원의 축복이 낳은 비극, 가라앉는 섬나라
면적 21km², 인구 약 1만 2천명.

남태평양에 위치한 작은 섬나라 나우루는 ‘자원의 저주’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과거 인광석(새의 배설물이 굳어 생긴 광물) 수출로 세계 최고의 부국이 되었지만, 자원 고갈과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현재는 국가 존립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나우루는 한때 파라다이스였습니다. 섬 전체를 뒤덮은 인광석을 팔아 1980년대에는 1인당 국민소득이 미국을 넘어서는 세계 최고의 부자 나라가 되었습니다. 국민들은 세금도, 의료비도, 교육비도 내지 않았고, 일은 모두 외국인 노동자가 대신했습니다.
누가 살까?: 대부분 폴리네시아계의 원주민인 나우루인들이 살고 있습니다.
어떻게 살아갈까?: 미래에 대한 대비 없이 자원을 모두 소진한 나우루는 현재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전 국민이 비만과 당뇨에 시달리고 있으며, 무분별한 채굴로 섬 중앙은 황폐해졌습니다. 여기에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까지 겹쳐, 언젠가 나라 전체가 물에 잠길 비극적인 운명에 처해 있습니다.

4위: 투발루 (Tuvalu) & 5위: 산마리노 (San Marino)
4위 투발루는 나우루와 마찬가지로 해수면 상승으로 국가 소멸 위기에 처한 남태평양의 섬나라입니다.
면적/인구: 26km² / 약 1만 1천명.
나우루와 함께 지구 온난화의 가장 큰 피해국으로 꼽힙니다. 국토의 가장 높은 곳이 해발 5m에 불과해, 매년 조금씩 바다에 잠기고 있습니다. 2021년, 투발루 외교장관이 직접 바다에 들어가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수중 연설을 하여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5위 산마리노는 이탈리아 내부에 위치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공화국으로, 천 년이 넘는 독립의 역사를 자랑하는 자부심 강한 나라입니다.
면적/인구: 61.2km² / 약 3만 3천명.
바티칸처럼 이탈리아 영토에 완전히 둘러싸여 있으며, 서기 301년에 건국된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공화국입니다. 로마 제국의 박해를 피해 온 기독교인들이 세운 나라로, 오랜 세월 동안 독립을 지켜온 것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강합니다.


마무리: 작지만 위대한, 그들의 이야기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바티칸의 종교적 권위, 모나코의 경제적 부유함, 그리고 나우루와 투발루의 기후 위기까지. 이 작은 점 같은 나라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인류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크기가 국력의 전부는 아님을, 그리고 우리가 발 딛고 선 이 땅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이 작은 나라들은 온몸으로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제 세계 지도를 펼쳤을 때, 그저 이름만 스쳐 지나가지 마십시오. 그 작은 이름들 속에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위대하고도 절실한 이야기들이 숨 쉬고 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것, 그것이 바로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는 진정한 여행의 시작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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